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매우 많다. 아마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중 가장 흔하리라고 생각한다. 외국의 통계이기는 하지만 일반인들의 10 내지 20% 가량이 두통을 주소로 하여 의사를 찾아간다고 한다.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무척 많다. 여기서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특별한 신체질환이 있어 두통이 나타나는 경우는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면 되겠다.
그러나 두통을 호소하는 대부분 환자들은 반복적인 진찰과 검사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때 환자들은 신경성이라는 말을 듣게되는데 사실 신경성이라는 말은 모호하고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의사에 따라 사용하는 의미가 다르고 받아들이는 환자들도 다 자기나름대로 해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두통의 원인이 될만한 질환이 없거나 스트레스나 마음의 갈등에 의해서 나타나는 심인성이라는 뜻으로 말하는 것 같다.
물론 이러한 원인으로 두통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심리적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적인 반응은 환자마다 다르다. 두통을 주로 호소하는 경우도 있고 위장장애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타고난 소인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정신과적인 관점에서 이런 환자들을 진찰해보면 불안장애나 우울증이 있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는 일반인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에서는 불안, 우울 이외에도 흔히 두통이나 가슴 답답함, 숨찬 느낌, 목에 뭐가 걸린 느낌등 신체증상이 나타난다. 우울증에서는 통증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져 두통을 더 예민하게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의 환자들은 심인성 증상, 예를 들면 불안하다 혹은 우울하다라는 호소보다는 속이 좋지 않다, 머리가 아프다는 등 신체증상으로 자신의 문제를 호소하고 이에 대한 의사의 해석도 심장이 좋지 않다,
혹은 위나 간이 약하다는 등 신체적인 해석을 좋아하는듯 하다. 일단 신체증상, 예를 들면 두통을 느끼는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들은 두통이라는 감각에 주의가 집중되고 두통에 대한 예민도가 증폭되는 것이 보통이다.두통이 만성화되면 마치 두통을 호소하는 것이 그 사람의 성격의 일부인 것처럼 되어 버린다. 따라서 주위에서는 저 사람 원래 그런 사람이다. 혹은 성격이 못돼서 그렇다라고 치부해버려 환자는 두통과 주변의 몰이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되는 것을 많이 본다.
특히 불안장애의 일종인 공황장애에서 만성적인 두통과 불안, 우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환자는 진료실에 와서는 두통을 가장 먼저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두통만 치료해서는 두통이 좋아지지 않는다. 두통이 모두 정신과 진료 영역에 속한 증상이 아니지만 특별한 두통의 원인 질환이 없거나 긴장성으로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정신과에서는 포괄적이고 가장 경제적인 치료서어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