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보통 인생의 3분의 1 가량을 자면서 보내고 있다. 아마 잠은 우리가 살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활동일 것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잠을 잘 수 없어 고통 받는 경우도 많을 수 밖에 없다.
보통 불면증, 즉 잠들기 어렵거나 들더러도 깊은 잠에 들기가 어려워 잠에서 깬 다음에도 충분히 피로가 회복된 기분이 들지 않는 불면증이 가장 많으나 너무 졸려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잠이란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그 기능에 대하여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으나, 우리 몸의 에너지대사 조절에 관여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우선 졸음이 많이 올 때는 충분한 시간 수면을 취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적절한 수면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4-5시간 정도만 자도 충분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8시간 정도는 자야 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다. 평소 자신이 자는 만큼 잠을 못 잔다면 낮에 졸음이 올 수 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자신에 필요한 만큼의 수면을 취하는 사람들이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있다. 현대 사회는 잠을 줄여서라도 일을 많이 하는 것이 미덕이 되어버린 사회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수면 부족으로 항상 피로감에 시달리는데 이는 분명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겠다.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 중에서 진정작용이 있는 약물이 있다. 당연히 이러한 약물을 사용할 때에는 졸음이 오게 된다. 그러나 진정작용이 있는 약물들은 시간이 지나다 보면 진정작용에 대해 내성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나중에는 별로 졸리지 않게 된다. 특히 정신과 약물은 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개 약물의 진정작용 때문에 이러한 오해를 한다.
계절이 바뀌는 때, 특히 봄철에 졸음이 많이 오는데 왜 봄에 졸음이 많이 오는지는 아직 잘 모른다. 우리 뇌에서는 낮과 밤의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시계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계절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졸음은 적절한 운동이나 낮에 짧은 시간(1시간 이내) 낮잠을 잠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신체적인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졸음이 많이 오는 경우가 있다. 자도 자도 또 자고 싶다고 호소하는 환자를 많이 본다. 이 때는 우울증이 있는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우울증은 전 인구의 20%(어떤 연구에서는 40%까지도 추산한다) 정도가 겪을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매우 흔하다. 잠잘 때 기도의 공기 흐름이 막히는 수면무호흡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많다. 이 때에도 잠은 자고 있지만 깊은 잠을 자지 못하기 때문에 낮에 졸음이 심할 수 밖에 없다. 수면 중 어느 정도로 무호흡, 혹은 저호흡증이 있는지를 검사하는 수면다원검사가 있다. 본원에서도 많은 환자들이 이 검사를 통해 확진을 받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낮에 심한 졸음이 여러 차례 온다면 기면병(narcolepsy)을 생각해야 한다. 기면병은 심한 졸음 이외에도 몇 가지 특징적인 증상이 있다. 이 역시 수면다원검사기로 다중수면잠복기검사(multiple sleep latency test)를 해보면 특징적인 소견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진단을 할 수 있다. 아직 특효약은 없으나 대뇌흥분제나 항우울제로서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나친 졸음은 건강의 적신호일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를 해보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