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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질환 다양한 어지럼건강 일반 2008. 1. 27. 16:03
이비인후과 의사들끼리 하는 우스개 소리에 어지럼증 환자를 보면 의사도 어지러워진다는 얘기가 있다. 왜 그런 말이 나왔을까? 아마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일 것이다. 난청환자의 경우에는 잘 안 들려 그렇겠다 싶지만 특이하게 어지럼증 환자에서 상호간에 마치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다.
국어사전에서 「어지럼」을 찾아보면 현기증과 같은 뜻으로 「어지러운 기운이 나는 증세」라고 되어 있고, 「어지럽다」를 찾아보면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이 정신이 흐리고 얼떨떨하다」라고 되어 있다. 의학적으로 「어지럼」의 개념은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데 회전성과 비회전성으로 분류하여 각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회전의 방향이 뚜렷한 회전성 어지럼
「회전성 어지럼」은 눈이 빙빙 돈다, 머리가 빙빙 돈다, 천정과 주위가 돌아간다, 기둥이 흐르는 것 같다고 표현하며, 시계 방향이나 반시계방향 등 회전의 방향이 뚜렷한 특징이 있다.
대부분의 어지럼은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비회전성 어지럼
「비회전성 어지럼」은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특징이 있으며 △ 동요형 어지럼 △ 평형장애형 어지럼 △ 실신형 어지럼 △ 진동형 어지럼으로 세분할 수 있다. 어지럼은 대부분 비회전성 어지럼에 대당한다. 동요형 어지럼은 승강감, 경사감, 이동감, 전도감 같은 방향성이 뚜렷한 운동과 위치의 이상 감각, 부상감, 부유감, 흔들리는 느낌, 휘청거리는 느낌 등 방향성이 불명확한 것을 포함한다. 평형 장애형 어지럼(unsteadiness, disequilibrium)은 평형 유지가 안 되고 걸을 때 중심 잡기가 어렵고 자꾸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며 어지럼을 느끼지 않거나 느끼는 정도가 가볍다. 실신형 어지럼(syncope, lightheadness)은 정신이 몽롱해진다, 머리 속이 텅 빈 것 같다, 힘이 빠진다, 눈앞이 캄캄해진다 등을 호소한다. 진동형 어지럼은 환자가 정지하고 있어도 눈이 아물아물하거나 어질어질하다고 하며, 구체적으로 물으면 물체가 움직이거나 흔들리는 것처럼 보인다(진동)고 호소한다.
어지럼 느끼면 생리적인 어지럼이 아닌지 따져봐야
생활에서 어지럼을 느꼈을 때 병을 의심하기 전에 우선 생리적인 어지럼이 아닌지 따져 보는 것이 좋겠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 때나 빙빙 도는 놀이기구를 타거나 보고 있을 때 어지럼을 느끼는 것은 정상적 생리 반응이다. 옆의 그림을 자세히 보고 있으면 누구나 어느 정도의 어지럼을 느낄 것이다. 그렇지만 어지럼이 유발되지 않는 상황인데 갑자기 어지럼을 느낀다면 어지럼과 관련된 신체 기관에 어떤 문제가 생겼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어지럼은 몸의 균형을 잡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이를 위해 뇌가 시각, 전정기능, 촉각을 통해 들어오는 신호를 종합하여 처리한다. 따라서 시각, 전정기능, 촉각 기관들에 이상이 있는 경우 어지럼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인체의 혈류 공급을 방해하는 저혈압, 빈혈, 부정맥 등의 질환이 있을 때나 심리적인 이유로도 어지럼은 발생할 수 있다.
어지럼의 원인
어지럼의 유형에 따른 원인은 다음과 같다. 회전성 어지럼과 방향성이 뚜렷한 어지럼의 원인은 대부분 갑작스런 귀의 전정기관 기능 저하다. 만성으로 진행하면 방향성이 없는 어지럼을 호소한다. 평형장애형 어지럼의 원인은 중추 병변일 가능성이 높다. 실신형 어지럼의 원인은 대부분 일과성 허혈에 따른 증상으로 저혈압, 빈혈, 부정맥 등이다. 진동형 어지럼은 양측의 전정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러 질환에서 다양한 어지럼이 나타날 수 있다. 어지럼은 심각한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니 병적 어지럼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전문의에게 진료받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