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일반

갑상선이 붓는 질환

100세 불로장생 2008. 2. 16. 13:10

갑상선(甲狀腺)이라는 말은 병명이 아니고 목 앞부분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기관을 말한다. 정상인에서는 눈으로 보이지 않고 손으로 만져지지도 않는다. 갑상선은 나비 모양을 하고 있는데 양쪽 날개에 해당되는 부위를 각각 좌엽, 우엽이라 하고 나비의 몸통 부위를 협부라고 한다.

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 저장하고 있다가 우리몸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갑상선 호르몬을 혈액 내에 분비하는 일종의 내분비 기관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신생아 및 어린이의 성장과 발육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특히 뇌나 뼈의 발육과 성장에 없어서는 안 된다. 만약 성장기에 갑상선 호르몬이 모자라게 되면 지진아 또는 백치가 되고, 키가 자라지 못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과정을 촉진시켜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며 부수적으로 열을 발생시킨다.

원인과 붓는 정도에 따라
원인 질환 달리 나타나

갑상선이 붓는 상태, 즉 비정상적으로 커진 상태를 갑상선종(甲狀腺腫)이라 하며, 갑상선의 한쪽 엽이 자신의 엄지 손가락 끝마디보다 커진 경우를 일컫는다. 갑상선이 커져 있는지를 알아보려면 갑상선의 위치를 먼저 알아야 한다. 목 앞에 가장 돌출된 물렁뼈가 일명 아담의 사과라 불리는 갑상선 연골이고, 이 아래 쪽에 있는 띠모양의 물렁뼈(윤상연골) 바로 밑에 갑상선 협부가 존재하며 좌우 양쪽에 갑상선엽이 위치한다. 갑상선은 목 앞의 가운데 아래쪽에 위치하므로 누구나 주의 깊게 관찰하면 갑상선이 커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턱을 뒤로 약간 들고 침을 삼키거나 물을 한모금 마시면 커진 갑상선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갑상선종은 갑상선이 커진 형태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별한다. 갑상선이 전체적으로 커진 경우를 미만성(彌滿性) 갑상선종이라 하고, 부분적으로 혹을 만들어 커지는 경우를 결절성(結節性) 갑상선종이라 한다. 갑상선종을 유발하는 인자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구체적으로 갑상선종으로 발현되는 갑상선 질환은 갑상선 기능의 이상(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동반된 질환과 갑상선 기능은 정상인 질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의 경우에 그레이브스병(바세도우병), 중독성 선종 또는 중독성 다결절성 갑상선종, 갑상선염(만성 또는 하시모토 갑상선염, 산후 또는 무통성 갑상선염, 아급성 갑상선염 등), 요오드의 과다한 또는 부족한 섭취 등이 있고, 후자의 경우에는 단순 갑상선종, 비중독성 다결절성 갑상선종, 갑상선 기능이 정상인 여러 갑상선염, 갑상선 종양 등이 있다.

이중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원인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자가 면역성 병인에 의해 발병되며, 90% 이상의 환자 혈청에서 갑상선 세포의 기능과 성장을 자극하는 갑상선 자극 항체가 발견된다. 그레이브스병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하나 20~40 세의 청장년층에서 자주 발생하며 여자가 남자에 비하여 약 4~8 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한다. 증상은 대부분의 환자에서 수 주 혹은 수 개월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육체적 혹은 정신적 충격 후에 급격히 발현되기도 한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자주 발생해
그레이브스병은 전신적인 질환이나 때로 전형적인 갑상선 중독증의 증상없이 단일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노인들에서는 주로 근육 증상 또는 심맥 관계 증상들만 현저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장년층 여성에서는 간혹 폐경기 후 장애와 감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레이브스병의 치료에는 약물 치료, 방사성 동위원소(방사성 요오드) 치료, 그리고 갑상선 절제술이 있는데 각각의 치료법에 장단점이 있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율적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과다하게 생산하는 종양이 1개 있는 경우 이를 중독성 선종이라 하고, 2개 이상이 존재하는 경우를 중독성 다결절성 갑상선종이라 한다. 이는 비교적 서서히 발현되고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증가하며 여자에서 자주 발생한다. 중독성 다결절성 갑상선종의 경우 대부분의 환자가 갑상선종을 오랫동안 갖고 있는 병력이 있다. 치료법으로 흔히 많은 양의 방사성 요오드를 사용하는데 이는 방사선에 비교적 저항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외과적 적출술을 사용할 수도 있으며 항갑상선제는 치료 후 약제를 중단하면 많은 예에서 재발하기 때문에 적절한 방법이 되지 못한다.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의 대부분은 갑상선종을 동반하는 만성 갑상선염(하시모토 갑상선염)이며, 남자에 비하여 여자에서 최소한 4~5배 이상 자주 발생하고 노년으로 갈수록 이 비율은 더 커진다. 대부분의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은 증상 또는 징후가 없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완치율이 높으므로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갑상선 기능은 시기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된다. 특징적으로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의 대다수는 수년 또는 수 십년간 정상 갑상선 기능을 유지한다. 그러나 이중 약 10~15% 환자는 갑상선기능저하증 상태에 이르게 되며, 이중 일부는 자연적인 관해에 의해 정상 갑상선 기능으로 회복하게 된다. 또한 일부는 정상 갑상선 기능으로 회복된 후 갑상선중독증 상태가 되기도 한다.

만성 갑상선염에 의한 갑상선중독증은 자연적으로 좋아지므로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치료가 필요없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일시적인 증상을 완화시켜줄 대증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반면 만성 갑상선염에 의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치료는 평생 동안 갑상선 호르몬을 투여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만성 갑상선염에 의한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 중 일부에서 갑상선 호르몬의 투여없이 저절로 갑상선 기능이 정상화되었다는 보고들이 있어 매우 흥미롭다.
이외에도 갑상선 기능은 정상이면서 갑상선종이 있는 단순 갑상선종, 비중독성 다결절성 갑상선종, 갑상선염 그리고 갑상선 종양 등이 있다. 이중 갑상선 악성 종양을 제외하고는 갑상선종의 크기에 따라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또는 경과 관찰만으로 충분한 경우도 있다.

결론적으로 갑상선종을 동반하는 질환들의 감별 진단은 환자의 병력 청취, 신체 검사 및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가능하며, 대부분의 경우 약물 치료 또는 수술 등으로 치유가 가능하므로 조기에 전문의를 방문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

- 정재훈 내분비대사내과